21년도쯤부터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한숨을 계속 쉬게되고 숨을 깊게 들어마시지 않으면 답답함이 해소되지 않았다.
재미있는건 숨을 가장 깊게 들어마시는건 복식호흡인데 복식호흡을 하면 답답함이 해소되지 않고 무조건 가슴 깊숙히 숨을 들이마셔야 답답함이 없어졌다.
이게 처음엔 별일 아니지라고 생각했는데 몇 달간 지속되니 슬슬 걱정되기 시작해서 검사를 받기 시작했다.
가슴 답답한 증상,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초반에는 심혈관 질환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심전도, 심장초음파, 관상동맥CT 등등 1년동안 3번 이상 검사를 받아보았다.
결과는 너무 깨끗했다.
그럼에도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병원을 바꿔가며 동일한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건강에 문제가 없다니 불안한 마음은 사라졌지만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지인의 병원에 가서 답답함을 토로해보니 정신건강의학과를 추천해줬다.

인생 첫 정신건강의학과 방문
요즘 정신과는 예약하고 방문하지 않으면 진료를 볼 수가 없다. 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정신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첫 진료는 증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일상생활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고 꽤 오랜 시간 편안한 분위기에서 상담을 진행했다. 그리고 나와서 약을 지어주는데, 재미있는게 정신과는 약을 약국이 아니라 병원 내부에서 제조해준다.
제약사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무슨 이유를 설명해줬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쨋든 어떤 약인지 궁금하여 좀 찾아보니 대부분이 신경안정제로 공황장애에 많이 쓰이는 약이었다.
이게 공황장애 증상인건가....? 라는 의심이 들었지만 일단 2주치 약을 먹기 시작했다.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슬슬 나타나기 시작한 통증
슬슬 한숨을 쉬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흉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게 단순히 한숨이라면 그렇지 않았을텐데 있는 힘껏 가슴을 내밀면서 숨을 쉬어야 답답함이 줄어들기때문에 그렇게 힘을 주다보니 가슴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심각한 통증은 아니지만 이게 지속되다보니 짜증이 많아지고 삶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는걸 느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금연이었다. 정확히는 연초를 끊고 액상으로 갈아탔다. 담배를 끊을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정도로 아프지 않았기에 끊을 수는 없었다.
답답함 해소에 효과가 있었던 금연
재미있는건 그 어떤 약보다 금연이 가장 효과가 있었다. 답답함이 꽤 많이 줄어들었다.
의사들이 담배는 만병의 원인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고, 이후로 지금까지 연초를 단 한번도 피운적이 없다. 그런데 아이코스는 가슴 답답함이 다시 생기더라....
어쨋든 증상이 완화되긴했지만 아직까지도 답답함은 계속 있고 어떻게든 원인을 찾고 싶었다.
그러던 중, 지금 내 증상과 비슷한 병명을 듣게 되는데....
바로 화병( 火病 )이었다.
화병(火病)
양의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한의학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보니 한의원을 가본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TV에서 화병의 증상에 대해 보게되었는데 가슴 답답한 증상이 내 증상과 너무 비슷해보였다. 그래서 바로 한방정신치료를 주로 하는 한의원으로 달려갔다.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지금까지 치료 중 가장 효과가 좋았고 앞으로도 꾸준히 한의원에서 치료를 이어갈 생각이다.
가슴 답답한 증상이 있는데 병원에서 문제를 찾지 못했다면, 한의원을 한번 방문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다. 물론 화병도 정신병의 일종이기에 만약 정신과 약을 꾸준히 먹었다면 증상이 나아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신경안정제 특유의 긴장이 풀리고 멍해지는 느낌이 싫다면 한의원을 적극 추천한다.